테슬라 비전에 담긴 의미

by - 오후 12:38

테슬라 비전에 담긴 의미

젊은 층이거나 신기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미국의 전기차 회사 ‘테슬라(Tesla)’에 대해 알 것이다. 곧 국내에서도 동사의 보급형 모델인 ‘모델 3’을 만날 수 있게 된다. 테슬라는 모른다 해도 테슬라 대표인 ‘엘론 머스크’란 이름은 들어봤을 것이다. 그는 미래를 선도할 비전 가득한 리더십의 대명사로 불린다. 동시에 기행과 파격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비전은 거대하다. 대체에너지 제품을 개발해 세계를 구하고 인공지능으로부터 인류를 구하는 것이다. 전자는 그렇다 해도 후자는 현재로선 비현실적이다. 인공지능이 인류를 파괴할 가능성은 있지만 그 돌파구가 우주를 탐험해 다른 행성을 식민지화하는 것이라는데 이르면 그야말로 공상과학 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어쨌든 미국의 벤처투자업계는 애플 뒤를 잇는 새로운 신화로 ‘테슬라’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이들은 테슬라가 10년 전 애플이라고 주장한다.
“테슬라 자동차는 비싸다는 것만 빼면 사실 소비자 가전이다. 테슬라 자동차는 오일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준다.”
위 발언에 미국 벤처투자업계의 진심이 녹아 있다. 테슬라를 단순히 자동차 회사로 묶어두는 순간 테슬라를 애플로 만들려는 시도는 물 건너간다. 그러니 어떻게 해서든 테슬라의 정체성을 애플과 같은 소비자가전 회사로 만들 필요가 있다. 이들이 꿈꾸는 것은 명확하다. 테슬라를 띄워 막대한 시세차액을 얻으려는 시도이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현재 500억 달러, 한화로 거의 60조 원에 달한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7천700억 달러, 한화로 약 800조 원에 달한다. 테슬라가 애플이 되는 순간 벤처투자업계는 떼돈을 벌게 된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짧은 사업경력에 비해 대단하다.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회사인 GM과 비슷하다. 반면, 매출액을 보면 GM이 3조 달러, 테슬라는 760억 달러에 불과하다. 무려 40배 차이가 난다. 현대자동차 시가총액이 33조 원이니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그런데도 벤처투자업계는 만족을 못하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 이들은 새로운 환상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
그것이 바로 “테슬라는 애플이다”란 명제로 표출된다. 이 명제를 입증하기 위해 이들은 10년 전 애플과 현재 테슬라 간에는 유사점이 많다고 강조한다. 사실, 지금부터 10여 년 전인 2005년 4분기 애플의 시가총액은 테슬라의 현재 시가총액과 비슷했다. 그러나 그것만으론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하기에는 부족했을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몇 가지 유사점을 더 추가하고 있다. 브랜드·비전 가득한 리더십·통합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후광효과와 같은 용어를 쓰며 양사의 유사성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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